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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사전

2023년 윤달을 맞아 살펴보는 3대 불교의식, 삼사순례와 가사불사

by 랭크씨 2023. 3. 29.

2023년은 윤달이 든 해입니다. 공달, 여벌달, 귀신도 쉬는 달이라 하여 평소 꺼리던 일도 개의치 않고 하게 되는 달, 윤달. 불교에도 3대 윤달의식이 있습니다. 생전예수재에 이어 가사불사, 삼사순례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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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달의 삼사순례(三寺巡禮)


삼사순례란 불자들이 각기 다른 세 곳의 명찰(名刹)을 순례하면서 액을 없애고 복을 비는 풍속을 말합니다. 역사적으로 윤달에 행해지는 삼사순례에 대해 유래가 명확하지는 않으나 현재까지 밝혀진 삼사순례는 1970년대가 가장 오랜 것으로 근래 들어 더욱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

 


삼사순례 내용

 

삼사순례는 때와 상관없이 행해지던 사찰 순례의식이 수의(壽衣)를 준비하고 예수재(預修齋)를 치르는 등 윤달 풍습과 합쳐져 만들어진 또 하나의 불교 풍습으로 봅니다.

 

순례 대상으로는 기도 영험이 이름난 명찰을 주로 선정하는데, 선호하는 절로는 삼보사찰(三寶寺刹)인 양산 통도사(불보사찰), 합천 해인사(법보사찰), 순천 송광사(승보사찰)를 비롯하여 3대 관음기도처인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 강화 보문사 그리고 부처의 진신사리가 있는 5대 적멸보궁을 꼽습니다.

 

 

5대 적멸보궁

 

적멸보궁이란 석가모니불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으로 태백의 정암사를 제외하고는 신라 때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불사리를 직접 봉안한 것입니다.(정암사 불사리는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왜적의 노략질을 피해 통도사의 것을 나누어 봉안한 것이라 함)


5대 적멸보궁으로는 양산 영축산 통도사, 평창 오대산 상원사, 인제 설악산 봉정암, 영월 사자산 법흥사, 태백 태백산 정암사 적멸보궁이 있습니다. 이들 5대 적멸보궁은 평소 불교도들의 순례지로 또 기도처로 신봉되고 있는 성지인데, 윤달을 맞아 삼사순례 사찰로도 선호되는 곳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알고 가야 할 점은 이들 적멸보궁에는 불상이 없다는 점입니다. 즉 불전에 불상이 없고 불단만 있습니다.
이는 부처님의 진신(진신사리, 불사리)이 상주하고 있으니 따로 불상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신 법당 바깥이나 뒤쪽에 사리탑을 봉안하고 있거나 계단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윤달의 가사불사(袈裟佛事)


윤달을 맞아 불가에서 행해지는 행사의 하나로 생전예수재, 삼사순례와 함께 가사불사를 들 수 있습니다.
가사(袈裟)란 스님들이 입는 장삼 위에 걸치는 옷을 말하는데(남방불교에서는 일상복으로 가사를 입음) 이는 출가자의 정신을 담은 옷이요, 부처님의 가르침을 상징하는 법복입니다.
<불설가사공덕경>에는 "가사불사를 발원하는 이는 천 가지 재앙이 눈 녹듯 소멸되고, 조성에 동참한 이는 백가지 복이 구름일 듯 일어난다"라고 했습니다. 그만큼 재가자가 올리는 가사공양의 공덕은 크다 할 것입니다.

 


스님과 가사, 그리고 분소의

 

스님이 붉은 가사를 입고 양 손을 포갠채 앉아 있다.
윤달 불교의식_삼사순례, 가사불사

 

 

가사는 출가자를 상징하는 옷입니다.
최초의 가사는 싣달타 부처님의 분소의(糞掃衣)입니다. 분소의란 '똥 묻은 헝겊을 주워 모아 지은 옷'이라는 뜻으로 오늘날 '가사'의 시초가 됩니다. 싣달타 부처님은 재가자가 버린 옷이나 시체를 감싸던 천 등을 기워서 입었는데 낡고 더러운 옷을 빨아 지은 옷이라 하여 분소의라 불렀으니 가사는 무소유와 청빈함의 상징이었습니다.


그 후 승단이 커지고 재가자의 보시를 받게 되면서 가사에 대한 규칙이 생겼습니다. 이를 '사문의삼종천(沙門衣三種賤)'이라 하는데, 사문의 옷은 세 종류의 천함을 지녀야 한다는 뜻으로 아름답지 않고 탁한 색깔을 쓰는 색천(色賤), 옷감을 조각으로 나누어 만드는 도천(刀賤), 낡고 쓸모없는 옷을 입는 체천(體賤)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때부터 제자들은 보시받은 옷감이나 주은 옷이 있을 때 열 명이 있으면 열 조각, 백 명이 있으면 백 조각으로 나눈 다음 직접 옷을 지어 입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평등하게 나눌 수 있을뿐더러, 한 조각도 남김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가사는 재가자들의 가사보시로 얻은 조각천을 이어 붙이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역사 속 가사불사

 

가사불사는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음식, 가사, 약, 침구는 재가자가 출가자에게 올리는 사사공양(四事供養)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졌는데 이는 살아가는 데 기본적인 항목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불교가 들어온 초기부터 스님에게 가사를 지어드리는 불사가 왕실에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주요한 공덕으로 다루어졌습니다. 고려시대에는 왕실의 가사시주가 일상화되어 공민왕 부부가 봉은사에서 보우스님의 설법을 청해 듣고 은발우와 가사를 시주한 내용이 <고려사>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불교가 탄압받던 조선시대에 와서도 가사불사는 이어져, 태종과 문종이 법회를 열고 스님들에게 가사 등을 시주하였던 기록, 그리고 이 외에도 전국의 큰 사찰마다 가사불사가 행해지면서 이에 대한 불자들의 시주가 있었다는 사실이 <조선왕조실록>에 전합니다.

 


윤달과 가사불사

 

그렇다면 특히 윤달에 가사불사를 하게 된 연유는 무엇일까요? 이에는 두 가지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봅니다.


첫째는 이미 고려시대 때부터 윤달이 들면 왕실에서 백좌도량을 열거나 대장경을 경찬하고 왕이 사찰에 행차해 불공을 올리는 등 윤달의 종교행사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윤달에 수의를 짓는 민간 풍습과 연계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견해입니다.
수의는 죽음을 대비한 옷이지만, '수의를 미리 만들어놓으면 장수한다'는 속설과 함께 기꺼운 마음으로 수의를 지었던 것이 우리의 전통입니다. 이처럼 윤달에 부모를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옷을 만드는 풍습이, 스님을 위해 옷을 만드는 가사불사에 영향을 미쳐 윤달의 가사불사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짐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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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네이버 지식백과 | 한국세시풍속사전 | 불교신문 |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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