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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사전

2023년 윤달, 재미있는 윤달 속담 알아봅니다

by 랭크씨 2023. 3. 26.

2023년은 윤달 든 윤년입니다. 음력 2월이 두 번 반복돼 (양력) 3월 22일~4월 19일 사이가 윤 2월에 해당되는데, 그렇다 보니 여기저기 윤달행사도 많은 것 같습니다. 부정탈 일 없는 달, 윤달 관련 속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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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달에는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안 난다


윤달에는 어떤 일을 해도 부작용이 없습니다는 의미의 속담입니다
윤달은 덤으로 있는 달이라 하여, 공달, 덤달, 여벌달이라 부르며 부정한 일이나 궂은일을 하여도 탈 날 일 없다고 하는데, 이 속담이 바로 그러한 윤달의 특성을 부각한 것입니다.

 

붉은색 천으로 전신을 뒤집어쓴 사람 형상이 있고, 그 뒤로 윤달, 귀신도 쉬는 달이라는 타이포가 있다
윤달_귀신도 쉬는 달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윤달조[閏月條]에는 “(윤달에는) 결혼하기에 좋고 수의 만드는 데 좋다. …… 광주(廣州) 봉은사에서는 윤달이 되면 장안의 여인들이 다투어 와서 불공을 드린다”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윤달에는 불공을 드리고, 평소 꺼리던 집수리, 이사, 수의장만, 개장, 이장 등 궂은일을 해도 탈이 없다고 합니다. 특히 윤 6월에 수의를 장만하면 부모가 오래 산다는 속설도 전합니다.

 

(*동국세시기 윤달조에서 언급되는 '봉은사'에 대하여 일부에선 서울 봉은사로 표기되어 있으나, 본 포스팅에서는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의 표기에 따라 '광주(廣州) 봉은사'로 하였음을 밝힙니다)

 

 

흉년에 윤달 든다


흉년에 윤달까지 들어 살림이 더 어렵게 되었다는 속담으로 어려운 일을 당하고 있는데, 그 위에 또 좋지 못한 일까지 겹친다는 의미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시다는데 초 친다' '여우를 피해 가니 호랑이가 나타난다' '도둑을 맞으려면 개도 안 짖는다' '옹이에 마디(옹이가 있는데 거기에 마디까지 졌다는 뜻) 등의 속담도 같은 뜻이며, 사자성어 '설상가상(雪上加霜. 눈 내린 위에 또 서리까지 덮인다)' 도 같은 맥락이라 할 것입니다.

 


윤달 든 회양목인가


이 속담은 일의 진행 속도가 더딤을 뜻하는 말입니다.
회양목은 일명 도장나무라고도 하는 키 작은 나무로 주로 울타리 용으로 많이 심는데, 그 자라는 속도가 정말 더딥니다. 얼마나 더디냐 하면 1년에 기껏해야 3센티쯤 자랍니다. 그렇다 보니 좀처럼 키 큰 회양목(황양목이라고 합니다)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여담이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회양목을 소개한다면 여주 효종대왕릉 재실 회양목입니다. 이는 가장 오래된 회양목이기도 한데 천연기념물 제459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회양목 역시 수령이 300년이나 되었지만 키는 4.7m, 굵기는 63cm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느티나무나 다른 나무가 수십 미터를 자랑하는 것과는 대조를 이룹니다.


이렇게 더디게 자라는 회양목인데, 거기에 윤달까지 들었으니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한편 이 속담은 키 작은 사람을 놀리는 말로도 쓰인다고 합니다.


관련속담으로는 '돋우고 뛰어야 복사뼈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다 해낼 듯이 날뛰어도 해봐야 기껏 복사뼈까지다' 또는 '도망쳐봐야 별 수 없다'는 뜻으로 별 볼 일 없다는 의미로 쓰입니다.

 


윤동짓달 스무하룻날 주겠다


빚을 말로는 갚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갚을 의사가 없을 때 쓰는 속담.


달을 기준으로 한 음력의 1년 주기가 약 354일로, 태양을 기준으로 한 양력 365일보다 약 11일이 짧아 2~3년마다 음력 한 달을 끼워 넣어 주는 것이 윤달 개념입니다. (음력과 양력, 윤달의 개념에 관해서는 하단글을 참고하기 바람)


윤달은 고정되어 있지 않아 매번 바뀌는데 동짓달에 윤달이 드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20세기 한 세기 동안 윤달이 모두 37번 들었는데 동짓달 윤달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처럼 동짓달에 윤달이 드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윤동짓달에 빚을 갚겠다고 하는 것은 돈 갚을 뜻이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비슷한 속담으로는 '윤동짓달 초하룻날 갚겠다'라는가, '윤동짓달 초하룻날 만나자'는 말이 있습니다. 모두 시늉만 하는 헛말인 것입니다.

 


윤섣달은 앉은 방석도 안 돌려놓는다


윤섣달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희귀한 달이니, 특별한 행사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미의 속담입니다.


이 말의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윤섣달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희귀한 달이니 부정을 탈 수도 있다는 말일까?(윤달임에도 불구하고), 아니면 특별한 행사를 해봐야 기념일을 맞이할 기약이 없으니 아예 하지 말라는 뜻일까? 생각으로는 후자의 뜻일 것 같습니다. 자칫 윤섣달에 결혼이라도 했다가는 평생 결혼기념일 같은 건 못 찾아 먹을 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 20세기 동안 섣달(12월)에 윤달이 든 경우가 한 번도 없었으니, 이 속담은 사실 위력을 발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한편 비슷한 글자의 속담으로 “육섣달에는 앉은 방석도 아니 돌아놓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육(유월)과 섣달(12월)은 일 년 중 가장 덥고, 가장 추운 달이니. 특별한 행사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뜻으로 글자는 엇비슷해도 '윤섣달은 ~~' 속담과는 전혀 다른 뜻입니다.

 


윤이월 제사냐


윤이월 제사는 자주 돌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 보니 빼먹거나 거르기 쉬운데, 이를 핀잔할 때 쓰는 속담입니다.


윤달은 19년에 7번, 달리 말하면 2~3년에 한 번, 즉 약 2.7년에 한 번 돌아옵니다. 거기에 윤달이 되는 달도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매번 달라집니다. 그렇다 보니 윤이월이 언제 다시 돌아올지 기약이 없습니다.

이렇게 어쩌다 돌아오는 윤이월의 제사처럼 어떤 일을 자꾸 빼먹고 거를 때, 이를 꼬집어서 말하는 속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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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 네이버 지식백과 한국세시풍속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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